칼럼(Column)2014.12.27 15:44

'존엄성'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서나 읽고,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단어인데 신기하게도 최근에 뉴스를 통해서 다시 듣게 되었다. 바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땅콩리턴'의 피해자가된 대한항공 박찬진 사무장을 통해서다. 그는 언론에서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가 존엄성을 훼손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깊은 빡침을 느꼈다는 것이다.


사실 박사무장의 경우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기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높은 감정 노동자다. 이번 사건은 아니더라도 황당한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이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조현아씨가 기내에서 개념없이 본인을 혼냈기때문에 이번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다. 이후 사측에 잘못이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하려하고, 거짓된 사과로 박사무장을 기만한 것이 핵심이다.


대한항공 사측에서 진정어린 사과를 국민에게, 박사무장에게 했다면 충분히 수습될수 있었던 일을 국제뉴스로 키웠다. 기본적인 인성문제로 봐야한다. 진정어린 '사과'를 할줄 모르고, 아래 사람이라면 '힘'과 '돈'으로 눌러버리려고 하는 조폭정신과 다름이 없다.



위 베스트 댓글에도 지적했듯이 이 문제가 비단 조현아씨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날로 심해지는 빈부격차와 기존의 갑을 문화가 만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정도의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압구정 H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아저씨, 콜센터 직원의 자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죽음이 흔하다.


과연 우리 중 몇이나 비슷한 상황에서 박창진 사무장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돈 몇푼 준다고 하면 입다물고 끝났을 것이다. 자신의 청춘을 보냈던 친정같은 회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는 그마음 오죽할까. 이번 사건 덕분에 오랜만에 '존엄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사람 답게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을 사람답게 대하고 있는지. 내 속에 또 다른 얼굴의 '조현아'는 없는지.


마지막으로 감명깊었던 박사무장의 KBS 짤방을 투척하며 이 글을 마친다.




*해당 글은 Zinol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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