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레뮤제/강연2013.10.23 21:55

1. 돈


단체를 키우기 위해서는 운영비가 필요했다. 강연료의 일부를 회원들로부터 기부받아 운영비로 활용했지만 실제로 모이는 금액은 미미했다. 이 시점에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절주동아리’ 관련 내용을 듣게 된다. 연간 300만원 가까이의 활동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활동이었다. 같은 대학 내에서는 지원하는 동아리가 없어서 유리했다. 문화 활동을 하는 레뮤제의 이미지 자체도 통했던 것 같다. 레뮤제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었지만 절주동아리 지원금이 초창기에는 매우 요긴하게 쓰였다.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찬밥, 더운밥을 가릴 시기가 아니었다. 

 







2. 큐레이터


레뮤제를 이끌어가는 사람을 ‘큐레이터(Curator)’라고 명명했다. 본래 레뮤제가 뜻하는 의미가 ‘강연박물관’이라서 다양한 지식을 모으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지만 아니다. 레뮤제의 큐레이터는 사람과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개선해나가는 사람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놓기만 한다고 해서 서로 섞이고, 문화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큐레이터의 어깨는 무겁고, 희생이 많이 따른다. 하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자리다.


단언컨대, 레뮤제에서 큐레이터로서의 기간은 이십대 최고의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1대: 임현균

2대: 오준호

3대: 김종석

4대: 시현진

5대: 강유민

6대: 김민석


벌써 6대째라니.. 월급도 안주는 큐레이터 임무를 수행하느라 다들 정말 고생 많았다. 물론, 김민석 큐레이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겠지만...



3. 임원


초창기 레뮤제의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을때는 모두가 임원이었다. 동시에 모두가 레뮤지앙이었다. 단체가 점점 커져가면서 팀장이라는 직책이 생겼다. 레뮤제의 강연을 총괄하는 컨텐츠팀장, 문화를 총괄하는 펀팀장, 그리고 행정적인 일을 담당하는 어드민팀이 있었다. 조직이 더욱 커져가면서 컨텐츠팀, 컬쳐팀, 어드민팀으로 나눠졌다. 큐레이터의 운명은 어떤 팀장을 만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임원의 자리는 큐레이터만큼이나 중요하다.



3. 레뮤지앙


레뮤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레뮤지앙’이라고 정했다. 레뮤제에서 활동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기를 바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레뮤지앙’이 되어갔다. 레뮤지앙들이 너무 좋아 쓴 글을 첨부해본다.



나에게는 이런 레뮤지앙이 있다.


밥도 챙겨주고, 재워주고, 때론 어떻게 책값도 싸게 살 수 있는지, 줄자도 빌려 주고, 생활에 힘이되고, 정신적으로 참 보탬이 되는 레뮤지앙.


내 부족함을 일깨워주고, 내가 레뮤제 활동할 힘을 주고, 언제 어디서 내가 자리를 비워도 레뮤제를 지켜 줄 것 같은 레뮤지앙.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내가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움직이고, 항상 레뮤제에 아름다운 선율과 예술적인 기운을 불어 넣는 레뮤지앙.


내가 조언을 구할 수 있고,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사회를 비판할 수도, 대학을 비판할 수도, 세상의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도 막힘 없을 것 같은 레뮤지앙.


귀엽고, 신선하고, 열심히인 레뮤지앙.


위 레뮤지앙들은 특정 사람을 지칭하지 않는다. 전체이자 부분이다. 난 레뮤제가 공동체라 말한다. 공동체란 같이 살아서 공동체가 아니다. 정신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어야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정신적 식구들인 것이다.


-2010년 11월 29일, <나에게는 이런 레뮤지앙이 있다>-



4. 큐레이터 선거


대학생활 여러 단체를 경험했는데 선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고, 절차가 제대로 수립된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행정학과 회원에게 큐레이터 선거에 관한 절차를 꼼꼼하게 짜도록 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생겼고, 후보자들은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비밀투표로 후보자들은 자신이 얼마만큼의 표를 받았는지 알 수 없도록 했다. 만일 경쟁구도의 선거가 되면 떨어지는 후보자를 배려한 제도였다. 투표권이 없는 사람은 개표과정을 지켜볼 수도 없었다.


요즘은 선거를 통해서 큐레이터가 되는 경우가 드문 것 같아서 아쉽다. 초창기 큐레이터 선거는 박빙이었다. 공약에서부터 발표까지.

 





 

5. 큐레이터 연수

 

초창기에는 큐레이터 연수가 있었다. 신임 큐레이터가 당선이 되면 한달 정도 기존 큐레이터에게 주요 현안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들을 배우는 것이다. 큐레이터의 역할이라는 것이 배움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다음에 이어받을 큐레이터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서 연수를 기획했었다. 

 

큐레이터는 무엇을 배우는가?


여러분, 이제 제 임기기간도 몇 주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큐레이터 인 오준호 군이 어떤 내용에 대해 배우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큐레이터라는 자리는 레뮤제에 돌아가고 있는 모든 실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배울 것이 많습니다.

 

*쉐도잉 리포트(Shadowing Report): 말 그대로,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것입니다. 준호가 항상 저를 따라 다닐 수는 없지만 큐레이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큐레이터로서의 관점으로 레뮤제의 상황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합니다. 이를 통해서, 현 큐레이터가 부족한 부분도 파악하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연습을 합니다. 쉐도잉 리포트는 레뮤제 홈페이지에도 게재될 것입니다.

 

*큰 그림, 자세한 그림(Mapping): 레뮤제에는 돌아가고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큐레이터는 팀장으로부터 리포팅을 통해서도 알아야 하지만, 레뮤제가 돌아가고 있는 실정을 두루두루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레뮤제에 돌아가는 실정을 알 수 있는 거대한 마인드맵을 짜는 연습을 시키고 있습니다. 이 맵을 보면, 준호가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 제가 보완해줄 부분은 어디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큐레이터로 나아감에 있어 도움이 됩니다.

 

*규정들과 사례들: 조직을 움직이는 심장은 사람이지만, 조직의 뼈대는 규정과 원칙 입니다. 레뮤제의 규정들은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레뮤제라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앞으로 생길 문제점들을 반영한 것이 규정입니다. 이 규정들에 대해 여러 번 읽고, 관련 규정들이 제정된 이유를 살펴보면서 레뮤제에 대한 이해를 보다 깊게 할 수 있고, 앞으로 조직이 커감에 따라 어떤 규정들이 추가로 반영되어야 하는 지를 배우게 됩니다.

 

*기술과 지식: 레뮤제가 최근 들어 지식 나눔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 Docs, 비메오, Coolaris, Flickr, Scribd, Slideshare,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습득하고, 레뮤제에 어떻게 각종 플랫폼들이 적용이 되는 지를 배우게 됩니다. 앞으로 레뮤제의 큐레이터로서 기술과 지식을 적절히 활용하여 레뮤제의 앞으로 방향을 설계할 수 있는 큐레이터로 커나가게 됩니다.

 

*큐레이터로서의 자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 입니다. 레뮤제의 큐레이터는 조직을 위해 개인의 삶까지 버려야 하는 걸까요? 어디까지가 사적인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공적인 영역일까요? 레뮤제의 큐레이터는 완벽해야 하는 걸까요? 어떤 덕목이 더 중요한 것일 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면서 느꼈던, 큐레이터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한 자질과 덕목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레뮤제의 미래: 레뮤제는 체계를 잡아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레뮤제의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요? 큐레이터는 레뮤제의 리더로,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레뮤제의 앞날에 대해, 레뮤제의 정체성에 대해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준호는 레뮤제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 설계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집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도 언제나 저희와 함께 참여 할 수 있습니다. 큐레이터는 ‘왕’이아닙니다. 레뮤제 구성원 모두 한명, 한명이 큐레이터 입니다. 준호가 앞으로 큐레이터로 커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시고, 큐레이터 연수 과정에 함께 하고픈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2011년 4월, <큐레이터는 무엇을 배우는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Clip to Evernote
comments powered by Disqus